​[뷔민]화양연화_13



그날 한참만에 돌아온 박지민은 이기적이게 굴어서 미안하다며 빨개진 눈을 해가지곤 앞으로 이런 일 없을 거라며 아까 한 얘기는 그냥 잊어달라며 아무렇지 않게 얘기를 했었다.
이기적이기 그지없었다.
이미 들은 얘기를 어떻게 못 들은 걸로 하라는 건지.
지는 떡하니 나한테 부담 아닌 부담을 줘놓고 언제 그런 말을 했냐는 듯 아무렇지 않아하는 박지민 때문에 하루에도 열두 번 넘게 열불이 났다. 어디 가서 얘기를 할 수가 있나 딱 벙어리 냉가슴이었다. 정신없는 연말을 보내고 해가 바뀌어도 줄어들지 않는 스케줄에 치여 지내다 보니 어느 순간 지민이와 얘기하고 있고 장난치고 있는 나 자신을 깨달은 순간 친구도 못하겠다고 했던 말이 싹 사라지고 없어서 황당했다. 오히려 더 홀가분해 보이는 박지민 때문에 괜히 신경 쓰는 내가 이상한 놈 같았다.


"형-지민이 형 전화 와여"

어어-

씻을 때도 핸드폰을 들고 들어가던 박지민이 웬일인지 식탁에 두고 간 핸드폰에서 계속해서 전화가 울렸다.


"아이 누군데 계속하지...현이..형?"


계속해서 울리는 전화에 정국이가 핸드폰을 집어 들더니 액정 보고 내뱉은 말에 내가 다 놀래서 나도 모르게 움찔거렸다. 또 최현! 속으로 정국아 받아봐 모르는 척하고 받아봐를 몇 번이나 외쳤는지 눈치 밥 말아먹은 정국이는 지금은 통화가 어렵다는 메시지를 친절히 보내고 있었다.
아니 나 좋아한다면서 최현은 뭐지. 자존심이 상해서 절대 물어볼 수 없는 말이지만 아직도 두 사람이 만난다는 사실이 기분이 나빴다. 그 난리를 피우고도 만나고 있다고 생각하니 진짜 어처구니가 없었다.
머리에 물기를 털면서 나오는 박지민한테 쪼르르 달려간 정국이는 현이형한테 전화가 왔고 자기가 친절하게 부재중 메시지를 보냈다며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을 덧붙이며 박지민 앞을 알짱거렸다.


"고마워-"
"형, 급한 거 같던데 빨리 전화해줘요. 몇 번 왔어요"
"아 그래?"


거실에 앉아있던 나는 내 최대 장점인 큰 귀를 있는 데로 열고 부엌으로 귀를 기울였다. 나만큼이나 집요한 정국인 빅힛에 최현 선배님 맞냐면서 통화하는데 옆에만 있으면 안 되냐면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면서 박지민을 괴롭혔다. 당연히 안된다고 할 줄 알고 소파에 기대앉으며 티비에 집중을 하려 했는데 굳이 방으로 들어가는 두 사람 때문에 신경이 쓰였다.


막상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기니까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매일 살 부대 끼며 살고 있고 볼꼴 못볼꼴 다봤고 서로에 대해 어느 정도 알만큼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민이가 나한테 그런 감정을 가질 거라고 상상조차 안 해봐서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아니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건지 답답했다. 지민이에게 유별나게 군거는 사실이었지만 의지할 곳 없는 이 곳에서 어린 정국이 보다 더 더 눈이 가고 신경이 쓰인 거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뒤늦게 마지막 멤버로 발탁된 지민일 보면서 지금 형들이나 회사 식구들은 말들이 많았고 안 그래도 소심하고 내성적인 지민일 더 주눅 들게 했고 항상 웃으면서 괜찮다며 참아내던 박지민이 괜찮지 않다는 건 그때 옥상에서의 일이었다. 기계처럼 매일 연습하고 또 혼이 나면 남아서 혼자 늦게까지 연습하고 늦게 들어온 만큼 지민인 미친 듯이 노력하고 있었다. 그렇게 연습하는 지민이에게 돌아오는 평가는 야속하기 그지없었다. 힘들어도 눈만 마주치면 항상 배시시 웃던 애가 하루 종일 아무 말도 안 하고 멍하니 있더니 슬그머니 연습실을 빠져나가는 모습에 처음엔 연습이 너무 힘들어서 도망치는 줄 알았다. 도망의 의미는 달랐지만 어쨌든 옥상으로 향하는 지민일 따라갔던 그 날을 절대 잊을 수가 없었다. 품 안에 있는데도 사라질 것만 그 느낌이 무서워서 그 뒤로는 책임감 같은 건지 더 신경을 쓰고 집착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그런 게 귀찮다거나 지민이 밉다거나 하지 않았다. 외로운 게 싫던 나는 마찬가지로 박지민이 행복했으면 했다. 그렇게 나는 나름대로 배려하고 항상 지민일 웃게 해주고 싶어서 했던 노력들이 지민이 에게는 다르게 느껴졌던 건지 우정이 아닌 사랑이라고 하는 같은 멤버이자 그것도 친구 더 나아가서 남자인 박지민 때문에 심란해서 미칠 것만 같았다.
근데 그게 또 싫지 않아서 걱정이었다. 거부감이 들어야 정상인데 담담하게 내가 좋다며 날 좋아한다면서 고백하던 그 순간순간이 떠올라서 가슴이 울렁거렸다.




태형이에게 고백을 하고 난 후 제일 먼저 그를 만났다. 마음이 한결 편해지니 그를 만나는 것도 부담스럽지 않아서 담담하게 태형이와 있었던 일에 대해 얘기를 꺼낼 수 있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그와 마주 앉아 이런 얘기를 꺼낸다는 거 자체가 놀라웠지만 사람이 정말 간사한 게 마음을 터놓을 수 있다는 상대가 있다는 사실에 조금은 편해져서 죽고 싶을 만큼 괴롭던 마음이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았다.


"편해진 거 같네"
"네. 차이고 나니까 속이 후련해요. 그래서 형도 이제 후련해지세요. 더 이상 저 휘둘리지 않을 거에요"


태형이에게 좋아한다고 말하고 절교선언까지 들었다고 하니 생각보다 깡도 있고 용기 있는 모습에 더 반했다면서 놀리는 그가 더 이상 무섭지 않아서 태형이처럼 성형하고 오면 받아주겠다며 웃으며 농담으로 받아칠 정도였다. 약점 가지고 괴롭힌 건 미안하다면서 그 정도로 내가 좋았다는 그한테 어떻게 매정해질 수가 있을까. 어쨌든 만나는 동안은 나에게 최선을 다해준 그에게 좋아해 줘서 고맙다고 말하며 그에게 받았던 팔찌를 꺼냈다.


"진짜....끝이네. 은근히 냉정하다니까 너"
"너무 과분해서 저한테 어울리지 않아요..."
"하아...네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넌 몰라"


그가 싫다고 하면 어쩔 수 없었지만 사람 마음이 노력한다고 해서 없던 마음이 생기는 건 아니었기 때문에 더 이상 내 마음을 붙잡을 수 없다는 걸 그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아쉬움이 가득한 그의 미소가 신경이 쓰였지만 딱 우리의 관계는 선후배 좋은 형 동생이 적당했다.




지수야, 이따 저녁에 잠깐 만날까?
오늘? 나 오늘 늦을 것 같은데...

한참을 고민하고 생각했지만 이대로 지수와의 관계를 이어나가기엔 신경이 쓰이고 마음이 불편해서 한 번쯤은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았다. 지수도 나도 어색함이 맴돌았다.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유지하려고 해도 본능적으로 좋은 얘기가 아니란 걸 안 건지 어색해하는 지수 때문에 긴장이 됐다.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도 싶지만 솔직히 지금 나는 흔들리고 있었다.
현실적으로 지민이와 나는 이루어져서는 안되고 말도 안되는 관계이지만 그만큼 박지민이 신경 쓰였다.


"우선 미안. 나 신경 쓰이는 사람이 생겼어"

굳어가는 지수의 표정을 보니 너무 미안했다.
그동안 사겼던 여자 친구들보단 훨씬 다정하고 편하게 해주는 성격에 지민이도 지수와 곧 잘 지내고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쩌면 지민이와 성격이 비슷해서 잘 맞았던 것도 같다. 남친이 연예인이라 드러내지도 못해도 참아주고 기다려주는 거에 지칠 만도 한데 항상 괜찮다고 웃어주는 모습에 미안하면서도 화가 났다. 그래서 더 마음이 가고 신경이 쓰였었다.

"그래...그런 거 같더라"
"진짜 미안. 잠깐 흔들리는 건지 솔직히 모르겠어"

너무 솔직한 것도 죄라면 죄였다. 거짓말로 잘 포장해도 되는 걸 숨기지 않고 얘기하는 건 내 마음이 편하기 위해서 인 것도 있었다. 이기적이지만 상처 줄 수밖에 없었다. 헤어짐을 원하는 건 아니었기에 얘기를 꺼낼 수밖에 없었고. 나도 지수도 앞으로 더 노력하겠지만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지는 자신이 없었다.




편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걱정해주고 순수하게 내 행복을 먼저 물어봐준 윤기 형에게 먼저 최현 형과의 일을 얘기를 꺼냈다. 안 그런 척하던 형의 얼굴이 내심 편해지는 걸보고 형이 말은 안 했지만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단 걸 알 수 있었다. 앞으로 걱정 끼치지 않겠다고 형한테 미안하다고 하니 한숨을 내쉬면서 나를 한심하게 바라봤다. 누누이 얘기했지만 그런 거에 거부감 없으니까 혼자 삽질하지 말라며 나를 타박했다. 연애 안 할 거냐면서 좋은 놈 만나서 사귀라며 연애상담도 언제든 오케이니까 자기에게 먼저 보여주고 만나라면서 핀잔 섞인 잔소리를 해왔다. 혼자 속앓이 해온 게 조금은 보상받는 기분이어서 마음이 찡했다. 태형이에게는 말했냐면서 물어오는데 형은 태형이와 나사이의 일을 모르니까 조금 머뭇대며 아직 안 했다고 하니까 말 못 하겠으면 넌지시 얘기해주겠다는 걸 내가 하겠다고 하니 알아서 하라고 했다. 조금씩 정리가 되는 기분이어서 그 전만큼 태형이와 있는 게 괴롭진 않았다.



오랜만에 무대에 서는 그와 마주쳤다. 대선배님께서 친히 얼굴을 보러 와 주시냐고 웃으니 건방진 후배 얼굴이라도 보려면 어쩌겠냐면서 한결 편해진 모습으로 인사를 해오는 그가 반가워서 사람이 많은 복도에서 서서 계속 수다를 떨었다. 이제 그와 나 사이를 의심하고 뒤에서 뭐라고 해도 내가 떳떳하니까 아무렇지 않았다. 최현 형으로 인해서 내 생각과 마음이 많이 바뀌었다. 이미 난 차였고 남들이 알까 봐 두렵지도 않아서 또 내편이 돼주는 든든한 형도 있기에 남들이 어떻게 보건 뭐라 하는 건 견딜 수 있었다.
은근히 태형이와 내 얘기를 많이 궁금해했다. 여전히 싸하고 어색하냐고 물어오는걸 시간이 좀 많이 흘러야 할 것 같다고 아무래도 태형이 입장에선 보고 싶지 않아도 매일 부딪히는 얼굴이니까 티는 안내지만 왠지 불편하지 않겠냐고 하니까 지 복을 찬다면서 욕을 해주는데 속이 후련했다.


"형- 왜 이래요?"
"가만있어봐. 이럴 땐 고전적인 게 젤 잘 먹혀"
"네?"

갑자기 얼굴을 감싸 쥐고 코앞에 다가온 얼굴에 놀라 고개를 뒤로 빼니 움직이지 못하게 고정을 하고 고개를 살짝 숙이기에 숨도 못 쉬고 눈만 깜박였다.
이 형이 아직도 나한테 미련이 많구나.....어쩜 좋지
사람들 보는 눈 엄청 많은데 여기서 뺨 때리면 기사 바로 날 것 같은데...물론 키스 아니 스킨십도 좀 아니긴 하지만

나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아버리고 말았다.

후-

눈가에 느껴지는 바람에 슬그머니 눈을 뜨니 뭔 생각 하냐면서 아쉬우면 진짜 해주고 하면서 다가오는 형의 능글거림에 얼굴이 새빨게 지는 게 느껴졌다.

"지민아- 내가 봤을 때 너 일방은 아닌 거 같은데"
"네? 무슨 말이에요?"
"기다려봐. 남자의 질투가 얼마나 무서운지 곧 알게 될 거야"

내 어깨너머를 응시하며 말을 계속 이어나가는 형 때문에 고개를 돌리려고 하니 어깨를 붙잡고 못 움직이게 했다.



대기실 문 앞에 서있는 태형이에게 왜 나와 있냐고 하니 대꾸도 없이 나를 싸늘한 시선으로 바라보기에 또 뭐에 심사가 틀렸는지 무표정하게 있는 모습에 낮게 한숨을 쉬며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는데 말없이 내 팔목을 움켜쥐고는 끌어당기는 태형이 때문에 왜 그러냐고 물어도 묵묵부답 인채여서 날 끌고 걸음을 옮기는 태형의 뒷모습을 쫓을 수밖에 없었다. 복도에서 실랑이해봤자 팀워크가 안 좋네 불화설이다 뭐다 소문날게 뻔해 잠자코 따라갔다. 비어있는 대기실은 어찌나 잘 찾는지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태형이 붙잡고 있던 팔을 뿌리쳤다. 얼마나 세게 잡았는지 시큰거릴 정도여서 제멋대로인 태형이 때문에 이제는 짜증이 올라왔다.


"또 왜 그러는데?"
"너 나 좋아하잖아- 근데 최현은 뭐야?"


팔목을 주무르면서 짜증 섞인 내 목소리에 돌아오는 황당한 말에 어이가 없어서 태형일 바라보니 정말 궁금해서 물어보는듯한 뻔뻔한 얼굴에 할 말을 잃었다.


"김태형"
"그새 마음이 변했어? 너 최현이랑 나 사이에서 간 보는 거야?"
"하- 너....니 눈엔 내가 병신 같이 보이지"
"너야말로 내가 병신 같냐. 지금 니 행동이 그렇잖아! 울면서 고백할 때는 언제고? 그럼 나 좋다고 한건 거짓말이야?"
"내가 어디까지 참아줘야 해? 내가 자존심도 뭣도 없는 놈으로 보여? 너도 나 부추겼잖아. 넌 아닌 척 하지만 너도 어느 정도 원인 제공했어!"


태형이의 변덕스러운 마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겨우겨우 참고 있는데 자꾸만 내 마음을 헤집는 태형이 야속했다. 애매하게 굴고 있는 건 저면서 나에게만 책임을 묻는 김태형은 비겁했다. 서로 네 탓이네 내 탓이네 미루다 보니 언성이 높아졌다.



"내가 뭐? 키스도 니가 했고 고백도 니가 했잖아!
짜증 나 박지민, 너 존나 짜증 나 씨발 나 좋다매!
왜 또 최현 그 새끼랑 붙어있는 건데"


"그래서 니가 친구....읏"


태형인 귀까지 벌게지며 핏대를 세우더니 말하고 있는 내 얼굴을 감싸 쥐고는 입술을 부딪혀왔다.
너무 놀라서 당황한 나머지 고개를 뒤로 젖히니 아예 벽으로 밀치며 더 거칠게 입안을 밀고 들어오는 혀 때문에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 눈을 꼭 감고 내 얼굴을 감싸 쥔 태형이의 손이 부들거리는 게 느껴졌다. 왠지 갑자기 부끄러움이 몰려와서 나도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입안의 스치는 혀에 나도 모르게 움찔거렸고 태형인 내 뒷머리 칼에 손을 찔러 넣고 당기며 더 깊이 파고들었다. 고개를 비틀며 파고드는 혀가 아찔해서 나도 태형이의 목에 팔을 감았다.


"하아...으읏"


잠시 떨어지는 시간도 아까운 것처럼 틈도 없이 맞댄 몸을 끌어안고 서로에게 미쳤었다.
아랫입술을 빨아 당기면서 점막을 자극하는 태형이의 혀 때문에 미칠 것 만 같았다. 입술을 더 벌리며 태형이 혀를 감아서 당기자 목 안 깊숙이 까지 닿아오는 혀에 절로 억눌린 신음이 흘러나왔다. 태형이 숨소리가 점점 거칠어지는 게 느껴졌다. 적막한 방에 질척거리는 소리와 끈적한 공기의 흐름까지 너무 야했다. 현실같지 않은 태형이와 입맞춤이 너무 좋아서 머리가 어떻게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이대로는 너무 위험해서 끌어안고 있던 태형이의 어깨를 살짝 밀었다. 꿈쩍도 안할것 같던 몸이 뒤로 물러났다. 촉 하는 물기 어린 소리와 함께 떨어진 입술에 부끄러움이 밀려들어서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어떤 얼굴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분명 입가에 미소 때문에 티가 날게 분명해서


"하아....너...왜.."


".....후우...미안"



뜨거운 숨결이 거짓말 이었던 것처럼 또 뒤로 숨어버리는 태형이 때문에 서러워졌다. 머뭇거리는 목소리가 후회하는 것 같아서 붙잡고 있던 태형이 어깨를 밀었다. 차라리 불 같이 화 낼때가 좋았다. 힘 없는 목소리와 미안하다는 말이 더 비참했다.



"너 진짜....최악이다."


결국엔 또 어긋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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